중문성당 주임신부님 말씀

홈 > 참여공간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중문성당 주임신부님 말씀

관리자 0 9

"중문 성당과 아름다운 동행"


여러 올레길 중에 8코스는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합니다.

바로 그 중간에 중문성당이 자리합니다.

성당 초입에 들어서면, 무엇보다 4.3기념 십자가가 유난히 눈에 띕니다.

2013년 10월에 중문 신자들이 4.3의 아픔을 신앙 속에서 기억하고, 

이를 새로운 평화의 초석으로 삼기 위하여 제주 교구민의 마음을 모아 세운 겁니다.

그 십자가는 여느 십자가와 사뭇 달리 3단으로 구성됩니다.

우선, 상단은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에서 7갈래의 빛이 내려와 아픔의 땅인 제주도를 비추고 있습니다.

중심부는 한라산 중턱의 무수한 동백꽃과 참꽃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중산간 지역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영혼들을 상징합니다. 

하단은 4.3당시 지금의 중문 성당 터에서 참혹히 죽임을 당한 일흔한분의 영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십자가 옆에는 무고하게 돌아가신 분들 앞에 엎드려서 다시는 이런 아픔이 되풀이하지 않고 

평화의 물결이 넘쳐나길 탄원하며 기도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원래 중문성당은 일제 강점기 때 신사가 있었고, 제주4.3때 세 살 난 어린이부터 노약자와 부녀자 할 것 없이

무고한 일흔한 분이 참혹히 학살당한 땅 위에 세워졌습니다. 바로 이곳에 경당이 들어서게 된 데는 한 젊은 이방인 사제를 통해서입니다.

1957년 서귀포 성당의 주임이던 골롬반 소속의 브래디 신부님은 중문 지역의 아프고도 슬픈이야기를 듣습니다. 

그 후부터 신부님은 그 아픔의 땅에 복음의 빛을 비춰서 치유와 평화의 성지로 거듭나길 소망합니다.

급기야 신부님은 주변의 밭에 묻혀있는 크고 거친 돌들을 파내어 깍고 다듬어 아담한 37평의 경당(지금의 중문성당)을 짓습니다.

그러고 나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면서 건네신 평화의 복음을 본격적으로 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어둠 속에 여명이 밝아오듯, 주민들마저 무서움과 두려움에 떨며 외면하던 그것은 

위로와 사랑이 흘러나오는 터전으로 변합니다.

이에 복음의 씨앗이 서서이 발아하듯, 공소를 찾아 세례를 받고 주님의 자녀가 되는 사람이 하나둘씩 생겨납니다.

여기다 1970년대 말에 중문지역에 관광단지가 조성되고 외부 유입 신자들이 더해지면서 1988년 2월에 본당으로 승격되기에 이릅니다.

이와 함께 본당 신부님들이 부임하면서 하나같이 4.3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성당에 걸맞게 열정적으로 

평화의 복음을 전합니다.

그러다 보니 성당은 주일마다 좌석을 다 채우고도 턱없이 부족할 정도로, 외형적으로 성장합니다.

그와 동시에 '치유와 평화의 공동체'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며 지금에 이릅니다.


이런 가운데 교구에서는 7년 전에 중문성당을 4.3 기념성당으로 지정하기에 이릅니다.

이에 대해 문창우 주교님은 지정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이 상처 입은 땅에 세워진 성당을 제주4.3을 기념하는 성당으로 지정함으로써 우리는 동서냉전의 틈바구니에서 일어난 참혹하고

한 맺힌 죽음들을 그저 시간의 무덤 속에 가둬두지 않고 지금 여기를 살고 있는 우리 삶 속에서 아프게 마주하고자 한다"

이로써 바야흐로 중문성당은 이 고장 제주도의 가장 큰 아픈 역사인 4.3을 치유와 평화의 역사로 승화시키는 데 헌신해 오신

역대 신부님, 수도자와 신자들의 삶을 오늘에 온전히 되살리기 위한 새로운 소명의 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것은 치유와 평화의 새 성전과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겁니다. 

우리 중문신자들은 주님과 함께 한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그 소명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중문 신자들이 가는 그길에 기도와 응원으로 아름다운 동행을 해주시길 기도 드립니다.


                                                                                                       


                                                                                                중문본당 주임신부 고병수 사도요한



 

0 Comments

 주일

 오전 6시~12시 30분

 

 

 

 오후 4시~ 7시

 

 

 평일

 오전10시~12시

 

 

 

 오후2시~20시

 

 

 휴무

 월요일/목요일/공휴일

 

 

 

 

 

 

 TEL

 064) 738-6123

 

 

 FAX

 064) 738-6122

 

 

 E-mail

 lover4826@naver.com

 

  • 오늘 방문자 273 명
  • 전체 방문자 749,457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