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300조 투자.....세계 최대 단지 건설 미카엘 9 1710 2023.03.16 12:07 서울 여의도 면적의 2.4배인 710만㎡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경기 용인시 남사읍 전경.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2042년까지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30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용인=뉴시스 정부가 경남 창원에 방위·원자력, 전남 고흥 우주발사체 등 전국에 15개 국가산업단지를 대대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미래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 ‘신(新)성장 거점’을 만들기 위한 취지다. 지방 신규 산단에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농지 규제 완화 등 과감한 규제 완화와 인허가 신속 처리 등 각종 패키지 지원책이 적용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기존의 기흥·화성, 평택에 용인이 가세하면서 메모리,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삼각벨트가 조성된다. 여기에 SK하이닉스의 이천 생산단지, 팹리스 밸리인 판교까지 더해질 경우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조성된다는 의미도 있다. 삼성전자 천안사업장 둘러보는 이재용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17일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300조 반도체 투자 삼성전자가 20년간 300조 원을 투입해 경기 용인시에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반도체 공장 5개와 설계업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150곳이 들어설 이 클러스터는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다.세계 반도체 기업들을 자국으로 끌어들여 첨단 산업의 주도권을 쥐려는 미국, 반도체 산업 고도화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는 중국에 맞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총본산이자 보루 역할을 맡게 된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 결정은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자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비전 제시다. 특히 30년째 선두를 지키고 있는 메모리반도체가 아닌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 5개를 집중 건설하기로 한 데 주목해야 한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非)메모리 분야 1위인 대만 TSMC에 2위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새 반도체 공장들은 정부가 조성하기로 한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가운데 용인시 처인구의 새 산단에 들어선다. 용인 기흥구, 화성, 평택의 기존 시설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핵심 인재 확보에도 유리한 지역이다.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은 충청권 반도체 패키지 특화단지, 영남권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생산거점, 호남권 스마트가전 생산거점 등 비(非)수도권에서도 10년간 60조1000억 원의 투자를 동시에 진행한다.이번 투자계획은 미중 패권 경쟁에 휘말려 한국의 산업전략이 위협받는 와중에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이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 대중 제재 조치 등으로 한국의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기업의 공장을 빨아들이면서 국내 첨단 제조업의 공동화(空洞化) 우려가 커져 왔다. 삼성전자의 중장기 투자는 미래에도 국내에 첨단산업 기반이 유지될 것이란 긍정적 신호다. 삼성이 물꼬를 튼 투자 대열에 다른 대기업까지 합류한다면 생산거점 해외 이전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문제도 완화될 것이다. 올해 2월 한국의 취업자 증가 폭은 31만2000명으로 2년 만에 가장 적었고, 청년층만 보면 1년 전보다 12만5000명이나 줄었다. 이번 투자로 중장기적으로 16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니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정부와 정치권이 호응할 차례다. 정부는 반도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제때 공급할 수 있도록 수도권 대학 정원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최근 야당이 전향적 자세로 돌아선 반도체특별법도 미국 대만 일본 등과 벌이는 국가 대항전에서 최소한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세제 혜택 등을 담아 여야 합의로 신속히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 2023, 3, 16. 동아일보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