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덕 할머니의 장학금 기탁

오히려 내가 더 행복하네요.”
서울에서 홀로 살고 있는 박순덕 할머니(86)는
지난달 30일 전북 정읍시 칠보면에 장학금 1억500만 원을 기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평생 폐지와 깡통을 수집하며 한푼 두푼 모아온 박 할머니는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이 돈을 고향의 학생들을 위해 선뜻 내놨다.
박 할머니의 장학금 기탁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6월에도 장학금 3550만 원을 칠보면사무소에 기탁했다.
당시 박 할머니는 “기회가 된다면 또다시 장학금을 기부하겠다”고
칠보면 측에 약속했고, 이날 그 약속을 지켰다.
19세에 고향을 떠난 박 할머니는 부모님을 도와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했던 탓에 공부를 못 한 아쉬움이 컸다고 한다.
박 할머니는 “그 시절은 다 그렇게 살았다”며
“세월이 흐르며 ‘경제적 사정으로 배움의 길을 접는 고향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할머니는 “경제적 사정으로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소중히 사용해 달라”며
“남은 시간을 건강이 허락하는 대로 봉사하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정읍시는 칠보면 관내 어려운 학생들에게 이 성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2, 6, 1.
정읍=박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