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한용운의 詩 미카엘 6 68 05.17 17:57 --알 수 없어요--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누구의 발자취입니까.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만해 한용운--